2011년 2월 16일 수요일

이청용 대표팀에선 침묵, 볼턴에서 달라지는 배경은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은 이청용(23)을 유리그릇 다루 듯 한다. 조심스럽다. 빠지지 않는 멘트는 "이청용은 2년 동안 휴식없이 강행군을 펼쳤다. 체력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2009년 8월 볼턴에 둥지를 튼 그의 시즌은 그해 3월 K-리그에서 시작됐다. 겨울 휴식없이 시즌을 소화했고, 지난 여름에는 월드컵에 출전했다. 2010~2011시즌은 8월 개막됐다. 2년간 클럽과 대표팀을 오가며 뛴 경기만 110경기에 이른다.

후유증은 이미 현실이 됐다. 특히 대표팀에서 한계에 다다랐다. 카타르아시안컵이 그랬다. 팬들은 이청용의 활약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에서 2골을 터트리며 이정수(31·알 사드)와 함께 한국 선수 최다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시안컵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아시안컵 전경기(6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공격포인트는 이란전의 1도움에 그쳤다. 급격한 체력저하가 눈에 띄였다. 이란과의 8강전(1대0 승)까지 풀타임 행진을 하다 일본과의 4강전(2<3PK)2 패)과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3대2 승)에서는 교체됐다. 이청용은 10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터키와의 친선경기(0대0 무)에 또 다시 소집됐다. 하지만 6일 토트넘전의 무릎 타박상 여파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코일 감독은 터키전에서 이청용의 재소집에 폭발했다. 그는 "1주일에 2경기라는 무거운 짐을 지어주고 싶지 않다. 난 이청용의 몸 상태를 늘 걱정한다. 그의 컨디션에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또 다시 친선경기에 차출 되었다는 것에 크게 실망스럽다. 선수를 좀 쉬게 놔두었으면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행인 점은 볼턴에서는 여전히 그의 위력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대표팀에서는 침묵하지만 볼턴에서는 제 몫을 한다. 이청용은 터키전을 앞두고 훈련도 제대로 못했지만 볼턴으로 돌아간 후 14일 에버턴전(2대0 승)에 교체 출전해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이청용에 대해 '긴장감을 가라앉히는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는 호평과 함께 평점 7점을 줬다.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눈앞에 뒀다. 데뷔해인 지난 시즌 5골-8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인 최다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그는 올시즌 2골-7도움을 올렸다. 17일 위건과의 FA컵 32강전에선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16강 진출에 일조했다.

배경은 코일 감독의 적극적인 배려다. 체력과 관련해 이청용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아시안컵 직후인 3일 울버햄턴전(1대0 승)에서 선발 출전한 것은 이청용이 'OK사인'을 내렸기 때문이다. 코일 감독은 아시안컵 3~4위전 직후 이청용의 컨디션을 체크했고, "괜찮다"고 하자 선발 출전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6일 토트넘전(1대2 패)이 원정경기이기 때문에 울버햄턴전이 복귀전으로 낫다고 판단했다. 이청용은 토트넘전에선 교체 출전했다.

또 코일 감독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해 이청용의 체력이 저하되면 곧바로 휴식을 준다. 주중 경기가 없을 경우 이청용은 매주 2~3일은 훈련에서 제외된다. 코일 감독은 회복도 중요한 훈련이라고 믿고 있다. 그 결과 볼턴에선 이청용의 빛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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